자기 전에 잠시 유튜브를 보았다. ‘3년 안에 휴대폰이 사라진다’라는 썸네일이 눈에 들어왔다. 막상 영상을 누르니 예상대로 그리 깊은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그 썸네일 하나가 도화선이 되어,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상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안경, 시계, 렌즈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만약 안경 형태의 기기가 대세가 된다면, 증강현실(AR)로 띄워주는 가상 화면이 지금 우리가 디스플레이를 직접 들여다보는 것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명령은 또 어떻게 내릴지 의문이다. 매번 말로 처리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고, 모션 인식을 쓰자니 몸짓이 커져 금방 지칠 것 같다. 지금처럼 손가락으로 폰을 보며 툭툭 처리하는 신속함과 만족도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기술이 극도로 발전해 신경을 이용해 손도 대지 않고 내 ‘생각’을 인식하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 인간의 수많은 생각 중 특정 명령만을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할까? 안경을 썼을 때 현실 세계와 겹쳐 보이는 화면이 과연 시각적으로 편안할지도 의문이다. 물론 내 생각이 기존 스마트폰이라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스마트폰을 완벽히 대체하려면 AR보다는 가상현실(VR)에 가까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안경 렌즈의 투명, 반투명, 불투명 상태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기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 작은 렌즈 안에서 인간에게 피로감 없는 고화질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아무리 봐도 10년 안에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나는 그 반대로, 뇌에 직접 데이터를 입력해 만족감을 주는 세상(BCI)이 먼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언젠가 뇌로 직접 정보를 입력하는 세상이 온다 한들, 그 다이나믹하고 거대한 정보량을 인간의 뇌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실제 생물체는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볼 때도 자체적으로 필터링이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 받아들이는 데이터양은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데이터일 뿐인데, 만약 뇌로 바로 데이터가 쏟아진다면 인간은 선택적 집중을 할 수 있을까? 침대에 누워 이런 상상 회로를 돌려보았다.
문득 진짜로 ‘3년 안에 휴대폰이 사라진다’는 말을 누가 했는지 궁금해져 자료를 더 찾아보았다. 3년까지는 아니었지만, 일론 머스크가 약 5~6년 후 쯤이면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의 스마트폰은 사라질 것이라 예언한 바 있었다. 미래에는 스마트폰이 그저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기능만 남은 기기’로 변모할 것이며, 앱(App)이나 운영체제(OS)의 개념도 사라지고 그 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여러 토크쇼 방송에 출연해 이와 비슷한 미래 예측을 수차례 언급해 왔던것 같다.
이 내용을 보고 나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줄곧 하드웨어적인 ‘웨어러블 기기’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 또한 나만의 고정관념이었던 것이다. 머스크의 말대로 형태의 정의가 바뀌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스마트폰의 소멸이자 대체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오며 돌이켜보면 세상은 정말 무서운 속도로 변해왔다. 어릴 때만 해도 어떤 기술이나 기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는데, 요즘은 그 변화의 가속도가 더 빨라진 듯하다.
저장 매체만 봐도 그렇다. 그렇게 흔하던 CD와 DVD는 자취를 감추었고, 이제는 USB를 넘어 클라우드가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현재의 스마트폰만 봐도 과거의 수많은 기기를 집어삼켰다. MP3 플레이어와 카메라는 물론이고, 노트와 펜 같은 아날로그 생활용품마저 구세대의 유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한때 혁신이라 불리며 시대를 풍미했던 전자사전이나 PMP도 이제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다.
당장 5년 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때의 휴대폰은 또 어떤 형태로 진화해 있을까? 어쩌면 일론 머스크가 수없이 쏘아 올리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들이 전 세계의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완전히 지배하는 세상이 정말 머지않았을지도 모르겠다.